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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먹는거

알콜중독사 사료, 서울 장수 막걸리

by 712universe 202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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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막걸리는 서울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술이다. 소주처럼 독한 알코올 냄새가 없어 마시기 수월하다. 맥주나 소주보다 영양 성분도 많다. 거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고단함을 풀어준다. 하지만 이 정도의 막걸리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걸 고맙게 생각해야 할까? 장수 막걸리는 품질이 낮은 막걸리다. 즐길 수 있는 향 같은 건 없다. 그저 싼 맛에 취하려고 마시는 술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안주도 없이 막걸리만 들이켜는 사람들은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거다. 알콜 중독자 사료.

 

장수막걸리는 맛에 일관성이 없다. 생산할 때마다 맛이 크게 바뀐다. 어떨 땐 맛이 괜찮다가 어떨 땐 또 그렇지 않다. 몹시 신맛이 강할 때가 있고 또 쿰쿰함이 많이 느껴질 때도 있다. 식품이 어떻게 항상 균일한 맛을 낼 수 있겠는가? 원재료가 매번 달라질텐데 말이다. 다른 막걸리들도 항상 균일한 맛을 유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장수 막걸리는 그 편차가 매우 크다. 맛이 매번 달라진다는 걸 알아채는 나도 알콜중독자 인증이다. 내가 장수 막걸리를 구매하는 곳은 작년만 해도 가격이 1000이었는데 올해 들어 1400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그래도 다른 술과 비교하면 저렴하긴 하다. 이렇게 저렴하고 고마운 막걸리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

 

몇 년 전 출시한 '인생 막걸리'란 제품이 나왔는데 그때 나는 '이제 드디어 장수에서도 괜찮은 막걸리가 나오려나' 생각했다. 제품명에 '인생'을 같다 붙이다니. 결국은 마트에서 금세 종적을 감췄다. 기존 장수 막걸리와 크게 다르지도 않은 맛에  2배가 넘는 가격을 받았으니 말이다.

 

좋은 술을 만들 생각보단 얄팍한 콜라보 제품만 내놓는 것도 그렇다. 아마  콜라보 제품들이 시장에서 유행하자 뛰어들었을 거다.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했다는 '솟솟' 막걸리를 먹어보곤 어처구니가 없었다.  얄팍한 맛이었다.  장수 막걸리에 솔의 눈을 한 방울 넣은 맛. '코오롱스포츠와 콜라보? ' 이런 게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건가?

 

어처구니 없는 맛의 솟솟 막걸리

 

 

 

 

장수 막걸리 2종을 구매했다. 왼쪽 흰색 라벨이 국내산 쌀로, 오른쪽 초록색 라벨이 수입산 쌀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당연히 국내산 쌀 버전이 가격이 비싸다. 마트별로 상이하지만 최소 300원 이상 차이가 난다.

 

두 제품의 맛의 차이를 느껴보려고 샀지만 느낄 수 없었다. 아주 약간 다른 맛이 있긴 한데 그 정도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작다. 안주라도 먹었을  땐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신토불이' 주의자가 아니라면 굳이 흰색 라벨을 마실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격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장수 막걸리에 대해 부정적으로 썼지만 그래도 앞으로 피할 없는 막걸리다. 서울에서 이렇게 착한 가격에 쉽게 구할 있는 막걸리가 없기 때문이다. 장수에서도 언젠가 괜찮은 막걸리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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