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짜 엔코 커피 그라인더를 사용한 지 2년이 됐다.
집에서 고작 하루에 한 두잔 커피를 갈아먹는데 전동 그라인더까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으나,
처음엔 '감성'의 영역이었던 핸드 그라인더 돌리는 일이 점점 '일'로서 느껴졌다.
핸드 그라인더는 1인분 까지는 참 갈만한데, 2인분이 넘어가면서 약간 힘이 든다.
어느 날 친구가 만들어준 콜드브루를 먹어보고 그 향에 빠지게 되었는데,
핸드 그라인더로 콜드 브루 추출용 원두 60g을 갈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2인분 가는 것도 귀찮게 느껴지는데 60g을 한번에 가는 일은 꽤 곤욕스러웠다.
편하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핸드 드릴을 핸드 그라인더에 직접 연결하여 분쇄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핸드 드릴 커피다.
이 방법이 상당히 괜찮아서 오래도 이 방법으로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하지만 계속하다보니 핸드 그라인더와 전동 드릴이 모두 망가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라인더의 나사선과 드릴 입구 부분이 모두 뭉그러져 제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사야만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는 가정용 전동 커피 그라인더가 대부분 10만 원 미만인데 반해, 바라짜 엔코는 무려 20만 원에 가까웠다.
고급진 외관을 가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비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튜브 등 여러 커피 전문가들이 가정용 커피 그라인더로 바라짜 엔코를 추천하고 있었다.
가정용 머신 치고 균일한 분쇄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대부분의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는 균일한 굵기가 잘 나오지 않을 뿐더러, 에스프레소 굵기로 분쇄가 어렵다고 했다.
커피에 목숨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한 번 사면 무척 오래 쓸 것 같아서 바라짜 엔코에 투자했다.
사실 에스프레소 추출을 할 일이 없어서 내겐 오버 스펙이긴 했다.
화이트를 이유 없이 비싸게 받는데 불합리함을 느껴 구매한 블랙 바라짜 엔코.
커피를 만드는데 있어 편리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빠르게 원하는 분쇄도의 커피 가루를 얻을 수 있었다.
핸드 그라인더를 손으로 돌리던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불편한 점도 몇 가지 있었다.
하나는 청소,
우선 집에 물건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게 청소할 게 늘어났음을 뜻했다.
특히 분쇄통과 본체 사이에 커피 가루가 엄청나게 끼는데, 매번 털어내기가 꽤 귀찮다.
유튜브에 바라짜 엔코를 검색하면 기계 전체를 분리하여 청소하는 영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안쪽에 커피 가루가 많이 쌓이는 걸 보면 설계가 정교한 제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 먹는다면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분쇄통을 뺄 때마다 바닥에 가루가 상당히 떨어진다.
핸드 그라인더는 가는 작업이 귀찮긴 했지만 청소할 부분은 적었다.
두 번째는 소음,
원두를 갈 때 나는 소음이 엄청나다.
콜드 브루를 주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한 번에 60g 정도의 원두를 갈아 내는데, 1~2분 정도가 소요된다.
고작 1~2분인데도 작동할 때 나는 굉음이 귀에 엄청 거슬린다.
영상은 오히려 소리가 작게 담긴 편이다. 실제는 더 크다.
고요한 아침에 이 정도 소음을 매일 들어야 한다면 영 달갑지 않을 것이다.
콜드브루의 맛과 향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매일 아침에 이 굉음을 듣기 싫어서 콜드 브루 원액을 만들어 놓는다.
바라짜 엔코 콜드 브루 분쇄 값
개인의 선호도와 원두의 상태에 따라 콜드 브루용 분쇄 값이 각자 다를 텐데, 내가 하는 세팅은 아래와 같다. 22를 조금 넘긴 정도로 세팅한다.
너무 곱게 갈면 물이 내려가지 않았고, 너무 큰 입자로 갈면 진한 농도의 원액을 얻기 어려웠다.
여러 번 테스트하여 지금의 값을 찾았다.
2년 동안 고장 없이 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기에 비싼 가격이지만 후회는 없다.
가정용 그라인더 중에서 괜찮은 분쇄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품이지만,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지 않는다면 꼭 이 제품을 선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사용 설명서 첨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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