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건샵 방문기 - 일렉트로마트, 뚝섬타건샵,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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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대기업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는 친구가 키보드 뽐뿌를 줬다. 키보드로 돈을 버는 녀석이니 그러려니 했다. 나는 관심이 없었다. 나는 프로그래머도, 작가도, 심지어 컴퓨터로 일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유튜브가 문제다.  유튜브를 보다보니 키보드의 세계가 꽤 심오하고 재밌어 보였다.

 

친구는 무접점이 최고라고 했다. 리얼포스, 해피해킹, 레오폴드, 한성 무접점 등 사고판 키보드만 해도 수십대. 믿음이 갔다. 친구가 소장한 키보드는 가격을 찾아보니 가격이 넘사벽이었다. 그나마 한성 무접점 가격이 접근성이 좋아보였다. 무접점에 무선이며, 키캡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어 재밌을 것 같았다. 이미 새 상품 재고는 온라인에 없었고 중고도 부리나케 팔리는 상태였다. 인기 제품이었다. 하지만 일적으로도, 취미로서도 도저히 키보드에 그런 돈을 투자할 명분이 없었다. 그렇게 참고 유튜브로 궁금증만 키워나가다 매장에가서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다.

 

1차 방문 -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동네 이마트에 있는 일렉트로마트에 방문했다. 키보드들이 있긴 있는데 내가 경험해보고 싶었던 무접점 제품이 없었다. 게이밍 키보드 위주로 청축, 갈축, 적축 제품들이 있었는데 그나마 있는 것들도 퀄리티가 낮은 제품들이라, 키보드를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쳐봐도 도저히 좋은 감을 느끼지 못했었다. 청축은 소리가 상스러웠고, 갈축도 썩 좋게 느껴지지 않았고, 덤벙덤벙 들어가는 느낌의 적축도 싫었다. 맥 사용자로서 '맥용 기계식 키보드'라고 광고하는 키크론 제품에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그 곳에 키크론 적축 제품이 있었다. 후기들에 호평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키감이었다. 이게 좋다고? 허접한 키감이었다. 거기서 좋게 느낀 키보드는 로지텍의 MX keys master 제품이었다. 사용중인 매직키보드보다 쫀득하고 깊게 눌러지는 느낌이 좋았다. 무접점이나 기계식 키보드가 좋다는 말은 허상이 아닌가 생각했다.

 

2차 방문  - 뚝섬 타건샵

시간이 좀 지나 무접점을 꼭 쳐봐야겠다는 생각에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강변 테크노 마트에 타건샵에 갔다. 일렉트로 마트보다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목표로 하던 한성 무접점도 여기엔 없었다. 지금 기억하기로 앱코인지 콕스인지 다른 무접점 키보드가 있었다. 이때도 여러 기계식 키보드를 눌러봤는데 모두 인상 깊은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고, 그나마 전시되어 있던 무접점이 다른것 보다 키감이 좋다고 느꼈다. 여기서 좋았던 키보드는 레이저사의 키보드였는데 직원에게 물어보니 오렌지축의 키보드라고 들었다. 다른 키보드들 보다 키감이 단단하고 좋게 느껴졌다. 하지만 역시 돈을 태우고 싶진 않았다.

 

3차 방문 - 용산 구산컴넷

이런게 윤활이구나 하는걸 느낄 수 있었던 엠스톤 밀키축

현재 내 키보드가 된 AC067

구산컴넷에 한성 무접점이 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방문했다. 이름이 알려진 타건샵 답게 다양한 키보드들이 있었고 노부부가 운영하시는데 내가 생각하는 용산의 분위기와 달리 친절하셨다.

입구에 있는 키보드들 부터 쭉 쳐보면서 들어가다가 '어? 좋다' 라는 키보드를 만지게 된다. (이게 문제의 AC067이다)  하지만 한성 무접점을 찾아왔기에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바로 한성 무접점을 쳐봤다.  이게 도데체 왜 좋다는 건지 전혀 공감이 안됐다. 키감이 벌렁 거리고 좋다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이게 좋다고?

그러다 발견한 엠스톤의 밀키축 제품이 있었는데 이 제품이 정말 좋았다. 아마 텐키리스가 아니라 미니배열이었다면 그 때 바로 사왔을 지도 모르겠다. 가격대도 적당했으므로. 풀윤활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윤활을 해서 그런지 특히 스페이스바 처럼 긴 키들이 틱틱 거리는 소리가 없어 좋았다.

하지만 아까 중간에 쳐본 AC067이라는 제품이 자꾸 아른 거렸다. 다시 그쪽으로 가서 타건을 해봤는데 너무 좋은게 아닌가. 정말 지금까지 타건했던 제품들과 확연히 달랐다. 본체만 덩그러니 전시된 걸 보니 이게 커스텀 키보드구나 하는걸 알았다. 스위치와 키캡 빼고 본품만 16만 9천원. 이렇게 비싼데 안좋을 수가 있겠나. 알루미늄 커스텀 키보드. 묵직하고 키감이 정말 다른 느낌이었다. 나중에야 커스텀 키보드에선 이 정도가 애기 수준인걸 알았다.

 

4차 방문 - 용산 리더스키 , 베스트와이 , 구산컴넷

리얼포스를 느껴보기 위해 두번이나 방문했던 리더스키. 하지만 특별히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끝판왕이라 불리는 리얼포스를 쳐보고 싶어서 다시 용산에 방문했다. 역에서 가까운 리더스키부터 방문. 전시된 레오폴드 부터 타건해 봤는데 흑축이라 불리는 약간 키압이 센 리니어 느낌을 좋게 느낀다는 걸 알게됐다. 

드디어 리얼포스를 쳐봤는데 음? 솔직히 좋다는게 공감이 안됐다. 조금 부드러운 적축 같기도 하고 별다른 좋은 느낌을 느끼지 못했다. 이후에 R3 출시되어 한 번 더 방문하여 리얼포스를 만져봤는데 역시 좋은 느낌은 없었다.

 

엠스톤 제품 타건이 가능한 베스트와이

그 다음은 엠스톤 제품을 타건해볼 수 있는 베스트와이. 다양한 엠스톤 제품이 있었는데 역시 저번에 구산컴넷에서 쳐본 밀키축 45g 가장 좋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다시 구산컴넷에 갔다. 역시 AC067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AC067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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