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카의 카본 러닝화 '카본 x3'. 20900원에 구입했다. 취미로 10km 내외를 간단히 뛰는 내게는 고스펙의 신발이지만, 카본화가 궁금해 사게 되었다.
비싼 만큼 가볍고 좋은 신발은 맞다. 하지만 이 신발은 몇 번 달려본 후 장터에 내놓게 되었다. 비싸다고,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신발이 나랑 잘 맞는 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나이키, 아디다스보다 달리기를 전문으로 하는 호카같은 브랜드가 러닝화는 최고다' 이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은데, 이 신발을 신어보고 나선 호카가 너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카 카본 x3는 슬립온 스타일로 제작되어 발을 쑥 밀어 넣어 신는 러닝화다. 신발혀가 없다. 매장에서 잠깐 착용해 봤을 땐 알아채지 못했는데, 실제 달려보니 뒤꿈치가 들리는 느낌이 있었다. 신발끈을 굉장히 세게 묶지 않는 이상 힐슬립이 계속 발생했다. 이 점이 이 신발을 신었을 때 가장 좋지 않았다.
슬립온 스타일로 제작되었다면 발에 촥 감기는 착용감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사진을 보면 신발 안쪽으로 신발끈이 지나가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신발끈이 거슬리는 느낌이 있었다. 신발끈이 잘 누워있지 않고 서 있는 쪽은 더욱 거슬리는 느낌이 컸다.
카본화를 사게 된 건 카본화 특유의 반발력을 느껴보기 위함이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엄청난 반발력을 기대했으나 그 정도는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각 종 카본 러닝화 리뷰를 살펴보면 '누가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다' '내리막을 뛰는 것처럼 발이 밀려나간다'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카본 x3는 그 정도까지 느낌은 전달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 신발은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 아웃솔, 밑창이 없기 때문이다. 신발 바닥에 고무로 된 마감이 없다. 그냥 밑면도 말랑말랑한 폼 재질이다. 이런 신발은 처음 봐서 놀랐다. 비싼 경량화 대부분의 무게를 위해 아웃솔을 최소화하거나 이 신발처럼 없앤다는 걸 처음 알았다. 기록 단축을 위해 가벼운 신발을 찾는 중, 고급 러너들이 아니라면, 비싼 가격과 좋지 않은 내구성은 취미로 달리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된다. 실제 카본 x3 유튜브 리뷰를 찾아보면 겨우 30km 정도를 달렸을 뿐인데 신발 바닥이 녹아 버린 영상을 볼 수 있다. 정말 달리기를 위해서만 신어야 하는 신발인 거다.
많은 기대를 하고 구매한 신발인데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비싸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신발이 꼭 내게 좋은 신발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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