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체 몇 년째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건가요?
22년 1월 부터 시작한 영어공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회화책 2권 달달 외우기, 발성 훈련하기, 쉐도잉, 영작문 연습, 외국인 친구 사귀어 대화해보기 등 꽤 여러가지를 시도해봤다. 하루종일 영어에 투자하진 못했고 하루 최소 2시간 이상은 투자한 것 같다. 그래도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매일 공부를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쉽고 재미있는 문법책을 골라도 완독하지 못했고, 남들이 쉽다는 영어 원서들은 쉬운 문장이어도 독해가 되지 않아 졸음이 쏟아졌다. 쉐도잉은 너무 어려워 몇 번을 때려치웠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란 회화책 2권을 외웠지만 실제 상황에 맞는 문장은 거의 없었다. 머리속에서 외웠던 문장들은 조합하는게 아니라, 바로 튀어나와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온 외국인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영어가 안되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고작 1년 정도 공부했지만, 실력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 그래도 공부한 건 까먹지 말자는 마음으로 매일 애쓰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심심한 위로와 반성
책을 읽으며 심심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영어를 이렇게 잘하는 사람도 영어가 잘 안되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구나...' 고작 1년 공부한 내가 축 처져서 왜 영어가 늘지 않을까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 저자도 긴 시간과 정성을 투자해서 지금의 영어 실력을 얻은것이었다. 투자한 건 적으면서 많은 것 얻으려고 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요즘 막히고 있는 '미국식 영작문 수업'이라는 책도 다시 새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책이 너무 얇은거 아냐?
책이 너무 얇아서 '과연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이 책에 다 담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고수는 말이 적은 법이다. 비록 얇은 책이지만 내용이 알찼다. 처음엔 가볍게 읽어나갔지만 뒤로 갈수록 읽는데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책 속의 예문들을 직접 작문해보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읽으니, 읽는데 1주일은 걸렸다.
예문들을 소개하면서, '한국 학습자들은 보통 이렇게 영어 문장을 만들겁니다...' 하며 틀린 예문을 보여주는데, 내가 대부분 문장을 그렇게 만들고 있었다. 한국 학습자들이 영어 공부를 할 때 어디를 답답해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얇은 책이었지만 내용까지 얇진 않았다. 특히 책의 뒤로 갈수록 저자의 노하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뾰족한 영어 공부를 방법을 찾고 있다면 읽지마라
유튜브나 각종 영어 학원 광고를 보면 모두들 말한다. '내 방법으로 하면 영어가 된다!'
발성 먼저되어야 한다는 사람, 영어의 리듬이 중요하다는 사람, 문법이 먼저라는 사람, 쉐도잉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사람 등등 각자 자기가 영어를 잘하게 된 방법중에서 마케팅하기 좋은 것들을 앞세우고있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다면 이중 몇개는 시도해봤을거다. 하지만 영어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솔직해 좋았다. 뾰족한 영어 공부 방법은 없다고 이야기한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한 가지 방법론적 접근보다는 여러 실천론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한국인으로서 영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마인드적인 부분을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겸손한 책
유튜브에 이 책이 너무 많이 노출되서 '어느 학원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책 아니야?' 생각했다. 그래서 몇 번이나 구매를 망설였지만 괜한 생각이었다. 실제 책 내용은 굉장히 담백하고 겸손했다. 한국의 성인 영어 학습자들에게 도움될 만한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었다. 저자가 운영하는 학원 광고를 책에 올린만도 한데, 책날개에 작게 운영하는 카페 주소만 표시할 뿐이었다. 저자를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성격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책은 참 좋았는데, 결국 '이제 앞으로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하는 문제가 남았다. 실력은 더 늘리고 싶고, 지금 해왔던 방법은 크게 효과가 없었으니 말이다. 영어 공부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다음 공부로 넘어갈 땐 '뭔가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 간사한 모습을 보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끈을 놓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매일 운동하듯 열심히 하는 방법 뿐일 것 같다. 방법을 찾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 보다, 해온 것들을 복습하며 눈앞에 나타난 방법들을 직접 몸으로 부딛혀보려고 한다.
한국어를 쓰는 성인 영어 학습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인 김재우 선생님은 모국어가 한국어인 사람들이 영어를 왜 힘들어 하는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 잘 알고 계신것 같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워나가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픈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저자의 온라인 강의에도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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