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마감시간이 임박하여 눈에 띄는 책을 그냥 집어 들었는데, 우연히 집어든 책인데도 불구하고 내용이 무척 좋았다.
저자는 주식 투자로 성공한 사람으로서, 책의 제목만 보면 전반적인 돈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것 같지만 투자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투자 기법서가 아니다. 투자 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괜찮은 종목 추천이나 투자 기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주식 투자를 진지하게 제대로 해본 적은 없다. 남들 따라 몇 번 시도해 본 게 전부인데, 큰돈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돈을 잃었다.
내가 했던 주식 투자가 왜 실패했는지, 내가 들었던 정보들이 왜 가치가 없었는지 이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주식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그냥 도박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잊지 마라. 투자의 모든 근원은 결국 시간과 정성임을'
'시간과 정성'이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시간과 정성이 왜 중요한지, 시간과 정성 없는 투자가 왜 성공할 수 없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세상 어떤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어디에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할지 갈 길을 찾고 있는 시기이지만, 방향을 찾게 되면 요행을 바라지 않고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책이다.
책의 구성이 시집처럼 되어있다. 문장이 짧고 간결할 뿐만 아니라 지면을 끝까지 사용하지 않아 아주 쉽게 읽힌다. 눈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돼서 온전히 책의 내용에 집중하기 좋았다. 시집이 아님에도 이런 편집 방법을 사용한 책을 처음 접했는데 아주 좋았다. 페이지 수가 늘어나고 책값도 올라가지만 이런 편집 방법을 사용해 가독성을 높였던 게 굉장히 좋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책인데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빌려 읽었지만 꼭 다시 구매하고 싶은 책이다.
남기고 싶은 문장들
투자하는 금액은 당신의 쓴 시간과 정성에 맞춰야 한다.
예를 들어 아르바이트는 큰 기술이나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경험이 크게 없었던 그분의 실력에 비춰보아 한 시간을 고민하여 투자를 결심했다면 투자 금액은 최저 시급인 8,350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8,350원 이하의 B 주식을 샀으면 투자, 그 이상을 샀으면 도박인 것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투자 격언은 아래와 같다.
'돈이 돈을 벌어들인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당신이 쏟은 노력보다 높은 수익이 나온다면 당신은 반드시 돈의 노예가 된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반드시 가난이 따라온다.
언젠간 당신에게도 이런한 수익이 운명처럼 다가올 수 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가 많은 사람에게 운명처럼 다가와 수익을 안겨주었지만 잠깐의 꿈같은 수익을 맛봤던 사람들은 곧 크게 좌절하였고 대부분 최악을 맞이했다. 그런 달콤함에 취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독이 든 성배이므로. 이 책을 읽는 당신은 스스로와 약속해야 한다.
반드시 돈이 나의 노력보다 높은 위치에 올라서지 못하게 만들고, 많은 돈을 벌고 싶으면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할 것을.
예를 들어 A 회사가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특허를 따냈다. 현재 그 회사 주식이 1만 원이며, 특허를 획득한 후 2만 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하자.
특허를 따낸 사실을 가장 처음 안 사람은 누굴까? 그 회사의 대표일까? 새로운 소재를 만든 연구원일까? 우선순위를 확신할 순 없지만 중요한 점은 특허를 따내기 위해 대표는 돈을 투자하고 인내했으며, 연구원은 밤을 새워 연구했을 것이다. 그렇게 노력했기에 누구보다 빠르게 주식을 살 기회를 얻게 되었다.
다음으로 그 정보를 알게 된 사람은? 특허청 사람들이다. 이들은 그간 회사에서 노력을 쏟아 일했기에 특허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시간이 지나 우리가 이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얻은 정보이기에 이 정보를 이용해 수익을 얻기는 힘들다. 시장은 늘 정직하고 공평하다.
당연히 수익은 '대표=연구원 > 특허청 직원 > 우리' 정도가 되어야 한다.
1만 원일 때 주식을 사는 사람은 대표와 연구원이고, 1만 5000원일 때 사는 사람은 특허청 직원이며, 2만 원일 때 사는 사람은 우리다.
우리가 한 노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0원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들은 정보의 가치를 높게 잡는다. 이것은 욕심이고 그렇기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에서 한 시간 동안 검색해 얻은 정보와 한 시간 정도의 짧은 대화로 얻은 정보는 최저 시급 8350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
노력 없이 얻은 정보로는 수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시장에서는 노력한 만큼 수익이 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쓸데없는 욕심을 부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세상에 불합리한 정보는 없다. 공평한 시장에 욕심을 넣어 스스로 불공평하게 만들고 그것이 불합리한 정보라고 떠들어대는 것이다.
수많은 훌륭한 책을 보고도 훌륭한 투자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과 정성의 중요성을 모른 채 책을 읽기 때문이다.
미분과 적분을 배우기 위해 익혀야 하는 산수의 중요성을, 독해력을 높이기 위해 배워야 하는 한글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처럼 수준에 맞는 단계별 과정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00만 원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소개했다. 실제로는 여기에 소개된 것보다 열 배, 백 배 더 많은 방법이 있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핑계는 잠시 접어두고 100만 원으로 당장 시작하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100만 원으로 경험을 사는 것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당신이 어떤 책을 고르는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자유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검증해 보고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바로, 작가가 여전히 투자를 하는 사람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내가 적은 수익으로 만족하고 팔 수 있었던 건, 손실이 났어도 팔 수 있었던 건, 룰을 지켜야만 이익이 남는다는 사실을 반복된 경험으로 확신했기 때문이다.
경험 없이 기법을 배운다면 확신이 없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하니 때때로 나보다 수익을 많이 볼 순 있겠지만 결국은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투자자로서 당신이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성향을 발견하고 그 성향에 맞는 투자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사실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돈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다.
3퍼센트의 사람들은 돈을 상식적으로 생각했다.
97퍼센트의 사람들은 돈을 비상식적으로 생각했다.
3퍼센트의 사람들은 쉽게 돈을 버는 것을 늘 경계했고, 노력 없이 돈을 버는 건 의미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투자 분야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경계한다.
그러나 97퍼센트의 사람들은 이왕이면 쉽게 돈을 벌기를 바라고 노력 없이 버는 돈이 가장 가치 있는 돈이라 생각하며 주식 시장이든 부동산 시장이든 돈이 된다는 얘기만 들으면 바로 투자하곤 한다.
주식을 잘하는 방법은 남들이 모두 팔려고 할 때 살 수 있는 용기와 남들이 모두 사려고 할 때 팔 수 있는 절제입니다.
자기 방식에 만족하는 순간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현재의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수익은 더 많이 내고 싶어 한다는 데 있다.
결국 투자를 더 깊이 알기 위한 노력은 멈추고, 기존의 방식으로 얻었던 수익 이상의 것을 바라게 된다.
'자기가 노력한 것 이상의 가치를 바라는 행위'
1단계에서 경계해야 했던 이 행위를 이번 단계에서 다시 경계해야 한다.
내가 온라인 서점이 아닌 오프라인 서점을 방문하여 분기에 한 번씩 책을 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어떤 시장이 고점을 맞은 것인지, 지금 어떤 시장이 위험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
그래서 지금 투자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당신이라면 서점에 가서 책을 구매할 때 재테크 매대에 진열된 누워 있는 책에 담긴 투자물에 관심을 가지지 말아야 한다. 대신 남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서가에 세워서 진열된 책에 담긴 투자물을 선택하여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자물을 매도하는 팁을 하나 주겠다. 당신이 투자한 투자물이 담긴 책이 우후죽순으로 출간될 때 그때 매도하면 된다. 그때가 투자물의 고점이다.
예를 들어 A라는 바이오 회사가 경영진 횡령 배임, 분식 회계 뉴스가 나오며 A 회사의 주식 가격이 폭락했다는 이유로 '위기가 왔으니 기회로 활용해야지'라며 A 회사 주식을 산다면 당신은 어리석은 투자자다. 이때 시장과 투자물의 위기를 이해한 투자자라면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시장의 위기는 회복이 가능하지만 투자물의 위기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A 회사의 주가가 폭락하면 B, C, D, E 등의 다른 바이오 회사에도 피해가 갈 수 있겠구나. 왜냐하면 A 회사는 큰 회사이고 같은 업종의 주식들은 서로 영향을 미치니까. 그렇다면 나는 그중에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바이오 회사의 주식을 매수해야겠다.'
이때 발생한 두 가지 위험은 바이오 회사가 가지고 있는 시장의 위험과 A 회사가 가지고 있는 투자물의 위험이다. A 회사의 주식을 구입하면 투자물이 주는 위험을 매수한 것이고 다른 우량한 회사의 주식을 구입하면 시장이 주는 위험을 매수한 것이다. 시장이 주는 위험을 잘 활용하면 당신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대응 >시나리오 > 수치화된 기준
가장 큰 영역인 대응 안에 시나리오가 수립되어야 하며 그것을 실행할 수 있도록 수치화된 기준이 필요하다. 이는 주식 투자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많이 활용되니 개념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배운 것을 토대로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북한이 도발했다. (코스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의 위험 출현)
왜 북한이 도발했을까? (전문가가 하는 행동)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 (투자자가 하는 행동)
주식 투자를 하겠다. (시나리오 수립)
어느 종목에 어떻게 투자할 것이다. (수치화된 기준 수립)
그리고 주식 투자에서 기준을 설정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예시다. 자신만의 기준을 정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말씀)
어떤 종목을 살 것인지 기준을 정한다.
나는 1000억 이상의 시가총액을 가진 주식만 사겠다.
나는 10퍼센트 이상 빠진 주식을 사겠다.
나는 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퍼센트로 오르고 있는 주식을 사겠다.
선택한 종목을 얼마나 살 것인지 기준을 정한다.
내 자산의 10퍼센트를 사겠다
내 자산의 5퍼센트를 지금 사고 나중에 5퍼센트를 더 사겠다.
내 주식 계좌에 들어있는 자금의 10퍼센트를 사겠다.
얼마나 살 것인지 정하면 얼마에 어떻게 살 것인지 기준을 정한다.
-5퍼센트가 되면 사겠다
+3퍼센트가 되면 사겠다.
당일 시작하는 가격에 사겠다.
한 번에 사겠다. 혹은 두 번에 나눠서 사겠다.
얼마에 살 것인지 가격이 정해지면 얼마에 팔 것인지 기준을 정한다.
수익이 5퍼센트가 나면 팔겠다.
수익이 두 배가 나면 팔겠다.
수익이 10퍼센트, 손해는 5퍼센트가 되면 팔겠다.
비관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가 매수의 최적기이며, 낙관론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가 매도의 최적기다. 그렇다면 정리해 보자.
- 코스피 지수가 얼마나 빠지면 위기로 인정할 것인가?
코스피 지수가 -50퍼센트 이상 빠지는 순간부터 위기로 인정하면 된다. 이제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두 개가 남았다.
2. 그때 어떤 종목을 얼만큼 언제 사야 하는가?
3. 매수한 종목을 얼마만큼 언제 팔아야 하는가?
-50퍼센트 코스피 지수가 빠지면 어떤 종목을 얼마만큼 어떻게 사고, 파는지에 대한 문제다. 우선 내가 지금까지 만든 기준은 다음과 같다.
-50퍼센트 이상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첫날, 당시 내가 보유한 전체 자신의 10퍼센트를 30종목 이상에 동일하게 나눠서 매수.
-60퍼센트 이상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첫날, 당시 내가 보유한 전체 자신의 10~15퍼센트를 30종목 이상에 동일하게 나눠서 매수.
-70퍼센트 이상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첫날, 당시 내가 보유한 전체 자산의 10~15퍼센트를 30종목 이상에 동일하게 나눠서 매수.
그리고 매도는 내가 보유한 종목들의
수익이 30퍼센트에서 1차 매도 25퍼센트 비중,
수익이 40퍼센트에서 2차 매도 25퍼센트 비중,
수익이 50퍼센트에서 3차 매도 25퍼센트 비중,
수익이 60퍼센트에서 4차 매도 25퍼센트 비중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1차 매도 후 내가 매수한 가격으로 다시 가격이 하락하면 남은 주식을 전부 매도할 예정이다.
(책에 소개한 작가의 예시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마치 인공지능처럼 자신의 원리 원칙에 따라 철저히 매수매도를 진행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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