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축제'는 세상을 약간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와 다루는 내용은 다르지만 전달하려는 주제가 비슷하단 느낌을 받았다. 익숙함 속에서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재밌는 낯설음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있다.
'생각의 축제'는 숫자와 이름을 통해 작가의 세상을 달리 보는 시선을 소개한다. '빈틈 없이 딱 떨어지는 숫자를 이런 시선으로 바라본다고?' '무심코 지나친 이름들에 이런 속 뜻이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작가라는 사람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비범함을 찾아내는 사람이라던데 이어령 선생님이야 말로 '작가'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분이다. 올해 2월 세상을 떠나셨지만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글로 풀어낸다는 게 참 대단하고 한편으로 부러웠다. '세상 되는 일 하나도 없다'며 편견에 사로잡혀 나라 욕이나 하고 살아가는 그런 노인이 될까 봐 가끔 두렵기 때문이다. 이어령 선생의 나이(?) 답지 않은 싱싱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사람들이 편견을 깨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갔으면' 하는게 작가의 바람이 아닌가 싶다. '거시기 머시기'라는 이어령 선생의 또 다른 책을 요즘 읽고 있는데, 이 책 역시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완전하진 않더라도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헤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말이다. '거시기 머시기'를 편집 중에 영면에 드셨다고 하는데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하신 분이 아닌가 싶다.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나만의 시선으로 다르게 세상을 바라본다.' 말은 참 좋다. 말이 쉽지 그 틀을 깬다는게 보통일이 아니다. 책을 읽을 땐 잠시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의 나로 살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책을 읽는 잠시 동안이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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