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푹 쉬고 형한테 회덮밥 한그릇 얻어먹고 형 근무하시는 곳까지 모셔다 드린 후
집에 갈라다가 먼가 아쉬워서 안동쪽에 가보기로 했다. 원래 이번 여행에 안동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으니 가봐야겠다 생각했다.
근데 서울에 올라갈 거리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경로를 수정하여 하회마을은 담에 가보기로 하고
술을 좋아하니 용궁 막걸리와, 삼강주막, 회룡포를 보러 가기로 했다.
울산에서는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였음
용궁양조장!
바로 용궁 양조장을 가려는 건 아니었는데 회룡포 가는 길에 있길래 멈춰 사진을 찍어봤다. 아직 술은 안샀음 ㅋㅋ
일단 회룡포로 간다
회룡포 오르는 길
회룡포 갈 때 팁이 하나 있다면... 완전 초입에 화장실이 달린 주차장이 있는데 거기에 차를 세우면 이 오르막 길을 꽤 오래 올라가야한다.
다리가 불편한 분이나 노약자들은 차를 어느정도는 가지고 올라가서 세울 곳이 있으니 끌고 올라가길 바란다.
난 젋으니깐
오르막이 꽤 길다
관세음보살
여수에서도 그렇고 같은 내용으로 기도했음
회룡대에 오르는 계단
회룡포 전망대
예천은 정말 한적하고 고요한 마을이다. 이미 아저씨 두분이 전망대에 올라 담소를 나누고 계시다.
나머지 관광객은 못봤음
1박~~2일...이란 것좀 안붙여 놓을 순 없나
회룡포
용이 휘감은 듯한 모습이라 던데 뭔가 탄성이 나오는 풍경은 아니었지만 아름다움이 있었다. 내륙의 섬 같은 느낌의 마을이다.
전망대에 앉아 사진을 찍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나는 뭐하는 인간인가..
진짜 고요한 마을
요상한 다리...설마 저다리가 뿅뿅 다리인가? 잘 모르겠다
천천히 둘러보고 하산 !
하산길에 글귀가 좋아 남겨봤다. 마음을 두드리는 글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말하고 있는 방향이 같음을 항상 느낀다.
마음 먹기 나름이고, 먼저 베풀어야 하며, 남의 말에 귀기울이고... 등등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참인 방향으로 가는 진리의 메세지들.
사람들이 긴 시간동안 지구에 살아오면서 깨달은 진리들. 하지만 '지금'을 사는 사람들은 그 진리를 알면서도 쉽게 잊는다.
나도 마찬가지고
아직 저 탑쌓기는 못해봤네..
깨달음을 주소서..
귀여으당ㅋㅋ
회룡대로 갈 때 건너가야 하는 다리
회룡대 갈때도 햇살이 멋져서 사진찍고 싶다 생각했는데 돌아가는 길에 내려 사진을 담았다.
사진이 이래도 금빛 풍경이 진짜 멋졌던 다리였다
이제 배도 살살 고프고 숙소도 잡아야 한다.
삼강 주막으로 가자!
주막 가기전에 용궁 막걸리를 1병 샀음. 가격은 1천원
삼강주막 주차장
예천시내에서는 차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마지막 주막 ㅋㅋ 어찌나 신나던지
삼강주막 풍경
민속촌 같은 분위기다. 이런 곳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ㅋㅋ 완전 들떠가지고
진짜 완전 클래식이다 ㅋㅋ 너무 좋았다
상이 펴져있는 방, 평상 아무대나 앉아 막걸리를 즐 길 수 있다.
삼강주막 체험과 민박 안내표
술을 편하게 마시려고 숙박이 같이 되는 삼강주막에 왔는데 민박을 물어보니
가격이 5만원이란다. 비싸봐야 3만원 할 줄 알았는데 무슨 모텔 값이다. 방이 커서 그렇다고 하는데 술을 마시던 중에 들어서 적잖게 당황했다.
3인이 가면 6만원이라고 한다.
비싸다고 욕하는 건 아니고 뭐 나름 특색이 있는 숙소 일 거니까 그럴 거라 생각한다.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저렴한 숙소를 찾으시는 분들은 알아두셨으면 한다.
일행이 있다면 나도 묵어보고 싶었다.
삼강주막 메뉴판
보라. 얼마나 저렴한가. 막걸리 한주전자에 5000, 안주도 다 그 가격대다. 저 안주 말고도 파전도 있고 잔치 국수도 있고
메뉴는 더 있다. 모두 가격이 저렴해서 눈물이 날 지경.
배가 째지게 고파서 주모한상주이소(14,000)를 먹고 싶었지만 혼자라 못먹을 것 같아 파전을 주문
주방쪽에가서 주문을 하고 음식을 받아오면 된다
내 한상!
클래식클래식클래식이다. 파전은 따뜻하진 않고 차가운데 그래도 서울처럼 비싸지도 않고 파가 드글드글 실하게도 들었다. 익은 김치도 너무 맛있었고
무엇보다 달지않고 씁쓰름하고 진한 막걸리가 참 좋았다. 못먹어본 맛이라 그런게 아니라 진짜 담백한 진짜 막걸리 같았음.
이 때 주막지기에게 민박이 5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좌절 하고 있었는데
주변에 기타를 치며 막걸리를 마시고 계신 남자 두분이 계셨다.
혹시 주무시고 가시면 같이 뿜빠이 해서 돈을 낼 수 있을가 해서 말을 걸었다
저 두분에게 가서 여기서 주무시고 가시냐고 여쭤봤다 ㅋㅋ
물론 아니었고. 예천 분들이라고 하셨다. 내가 혼자 온줄 아시고 같이 술한잔 하자고 해서 합석하게 되었다.
정말 반가웠고 감사했다.
상운이형과 유엽이형 / 두 형님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생상담도 하고 재밌는 이야기도 들으며
술이 다 떨어져 아까 사온 용궁 막걸리를 대접해드렸다. 차안에 있어서 미지근 했지만 그래도!
예천분들이신데도 안먹어보셨다고... 맛은 삼강주막 막걸리가 더 낫다는 평가를 내려주셨다. 아무래도 저런 병막걸리는 많이 팔아야되서 그런지 달다.
나도 삼강주막 막걸리에 한표!
형들께 말을 걸어보고 싶었던 이유 또 한가지는 기타를 치고 계셔서 인데 내가 치는 핑거와는 다른 연주를하시는 분들이었다. 진짜 유엽이형 기타도 잘치시고 노래는 더 감칠맛 나게 부르신다. 정말 본받고 싶은 남자다운 격의 소유자셨다ㅋㅋ 예천 가수 !
형들과 즐겁게 음악을 듣고 부르며 저렇게 밤이 될때까지 놀았다.
유엽이 형이 황가라서 장수황씨 종택 위치도 알려주시고 숙소도 시내쪽에가서 만원에 잡아주셔서 정말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우연히 만난 인연인데도 너무 잘 대해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었다. 다음에 애인 생기면 꼭 다시 내려갈게요 형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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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에서 혼자 잘 자고 일어나 유엽이 형이 일러주신대로 장수황씨 종택에 들려보기로 했다. 황가는 황가이고 파가 장수라는 것도 아는데 종택이 이쪽에 있는지 전혀 몰랐다.
별거 아닐 지는 몰라도 나중에 자식들이 물으면 이런 것도 알려 줄 수 있으니 꼭 들러보고 싶었다. 예천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고 찾기도 쉬웠다.
저 건물이 장수황씨 종택이다
옛 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탱자나무 라는데 내가 방문했던 5월 말고 4월달에 꽃이 피었다고 한다. 탱자나무가 원래 저렇게 커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암튼 드문 탱자나무라고 하며 꽃이 피면 그렇게 예쁘다고 한다.
사진 작가님들도 많이 오신다고. 다음에 아버지 모시고 한번 방문해봐야겠다.
저 한문 써있는걸 현판(?) 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떼간다고 한다. 돈이 되기 때문일까....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항상 개방해 두었기 때문에
도둑들이 쉽게 마음을 먹는 것 같다
조상들이 사용하던 벼루와 붓을 보관해놨었는데 도굴꾼들이라고 해야하는지 도둑놈들이와서 용접기로 금고를 녹여 가져가려고 햇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주셨다. 다행히 훔쳐가진 못했지만 그 이후로 일반인에게 보여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일이다.
옛날 친가할머니 댁에서 봤던 아궁이 ㅋㅋ 친근함
종택을 둘러보며 내 조상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었구나 하며 나름 나는 어디서 부터 왔는가 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됬다. 여기 말고 파주쪽에도 엄청 크게 종가집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 어딘지 잘 기억이 안난다. 집과 가까우니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종택을 방문한 또다른 이유기도 한 호산춘!이라는 술을 사러 간다
종택 옆에 바로 호산춘 이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호산춘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분이 빚을 정도로 유명하고 진가를 인정 받는 술인가보다
안을 둘러보고 술을 구입하려고 했으나 사람이 안계서서 옆에 있는 식당에가서 밥을 먹었다.
메뉴선택 없는 단일 백반이었는데 어찌나 입에 딱맞던지 반찬이랑 국이 너무 맛있었다 ㅋㅋ아 ㅋ침고임
밥을 맛나게 먹고 다시 술을 사러 갔다.
마침 사장님이 계셨고 이런 저런 안내를 받으며 시음도 시켜 주셨다.
총 두잔의 술을 마셨는데 일반 시음주와 10년된 호산춘도 맛보여 주셨다.
호산춘은 도수가 18도 정도로 약한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목넘김이 너무 부드럽고 알콜향이 나지 않는다. 약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흔히 볼 수 있는 백세주나 산사춘과 비슷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형문화재인 분이 직접 만드시며 따로 납품하지 않는 술이라 귀한 술인데 15,000원이면 진짜 합리적인 가격 아닌가.
많이 팔기 보다는 알고 찾아와주시는 소중한 분들에게만 판매하며 전통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한다. 정말 귀한 술 마셔봤다. 맛있다.
장수 황씨라고 하니까 사장님께서 다시 종택으로 안내해 주시어 아주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처음에 혼자 볼때보다 구석구석을 볼 수 있었다.
서울 가는 길에 아버지 드릴 술과 원신이형 줄 호산춘 2병을 사 올라왔다.
예천에서 만난 상운이형과 유엽이형 덕분에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숙소도 잘 해결했고 진짜 좋은 추억 만들었다.
더불어 장수황씨 종택도 알게되었고 황가가 빚는 호산춘이라는 술도 먹어볼 수 있었다.
=이번이 두번째 홀로 떠난 여행인데 점점 여행에 적응되고 혼자 다니는 것의 묘미를 알것 같다.
물론 함께 여행할 사람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장거리 운전도 사고 없이 성공적이었고, 예산 안에서 돈도 적절하게 사용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정보를 얻었던 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던 앞으로 인생진로에 대한 고민은 해결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일하기 싫고 답답하다고 투덜댈게 아니라 1박 2일이라도 짬을 내어 곳곳을 돌아보며 살고 싶다.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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