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도 꽤 벅찼고. 주말에 학교도 다니니 여유가 없었다. 정말로.
계속 여행은 한번 가야지 생각했는데 일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시간내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떠날 운명이었는지 5월 5일이 토요일 수업이 없었다. 주말을 끼고 앞뒤로 2틀, 총 4일 휴가를 내고 5박 6일 간 여행을 떠났다. 딱히 목적지는 없었고 '여수 밤바다' 노래에 꽂혀 여수는 꼭 가봐야 겠다는 생각을가지고 출발한 여행이다. 여수만 들른다면 어딜 가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차를 끌고 떠나는 장거리 운전여행이기 때문에 조금더 설레였던 것 같다.
정말 별다른 준비 없이 출발전날에도 술을 이빠이 마시고 아침 7시에 기상. 대충 김치에 밥을 먹은 후 옷, 카메라, 신발 등 기본적인 물품들을 주섬주섬 챙겨 밖으로 나갔다.
내 애마는아니고..아부지 차 구형 산타페
운전이 진짜 미숙한데 버스나 기차로 이동하는 것도 여행일자가 길어 돈이 많이 들 것 같고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아 용기내어 차를 끌고 가기로 했다. 진짜 무사고 기원하며 출발전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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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모르니 내비가알려주는 데로 가는데 무슨 순환도로들어가는데 상월곡인지 월곡인지에서 한 3바퀴는 돌았다. 어떻게 들어가는지 몰라서. 여행 초반 부터 진땀을 빼며 고속도로 진입.
고속도로 진입 후에도 차가 엄청 막혀서 무지 힘들었다. 기름값 많이 나갈까봐 에어컨은 못키고 날은 덥고. 차막히는데 옆에 좋은 차들 있고 그러니까 심리적으로 같이 힘들었다.
그래도 어느정도 빠져나가니 길이 잘 뚤렸다.
여수를 가려고 했지만 초행인지라 멀 것 같기도 하고 운전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 지도를 살펴보다 가는 길에 '변산반도'를 들리기로 했다. 국립공원이 있는 곳이라 볼 거리가 많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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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늦은 시간인 오후 2시쯤이 다 되어서 변산반도에 도착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쪽으로 차를 세우고 구경 시작!
해넘이 채화대
일몰을 감상하는 곳 같다. 변산반도는 서쪽이니까. 해질녘에 왔으면 좀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을까.
서울에서 벗어나 탁트인 바다를 보니 기분이 좋았다. 날씨는 물론... 너무 좋았다. 아주 그냥 여행 내내.
바다를 거닐며
좌측 하단에 보면 여자 석상이 있는데 ...뭔지는 잘 모 르겠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
현업을 뛰고 있는 낡은 어선
여행 다니면서 작은 배들은 많이 봤는데 실제로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은 처음 봤다.
노오란...내가 이름 모르는 꽃
날씨가 정말 그레이트 했다구
변산반도 트레킹 코스로 발걸음을 옮기며
별거 아닌 풍경인데 죽어서 쓰러져 있는 나무가 의미있어 보였다.
공원내 안내지도를 보며 트레킹 코스 한코스를 걸어보기로 했다. 몇개의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제주도 올레길 열풍 때문인지 대부분의 관광지에는 트레킹 코스가
짜여져 있다. 걸으면서 했던 생각인데 차가 있으면 자전거를 가져와도 좋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녀석이 숨어있음.
대나무 참 좋아하는데..사람 손 안타고 좋은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저 초록 들판이 유채 재배장이란다. 유채 맞을껄..?
수성당
수성당이라고 옛날에 기도를 올리던 곳 같은데 아직도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점쟁이가 어떤 젊은 선글라스 낀 아줌마의 점을 봐주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 복채를 주고싶은 만큼 달라 라는 멘트를 들을 수 있었다. 나도 점을 한번 봐볼까...생각했다. '어떻게 뭐먹고 살아야 합니까?' 돈이 아까워서 안봤다.
수성당에 대한 안내
이때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을 때라 배가 오지게 고팠다 정말..여행할때마다 왜이러는지. 코스를 한바퀴 돌고 신속하게 밥을 먹으러 간다.
백합죽
아무래도 관광지인데다 바닷가 근처이다 보니 횟집이 엄청 많다. 호객행위도 좀 있는 편이고. 산쭈꾸미 부터 시작해서 싱싱한 해산물들이 정말 많았는데 혼자돌아다니다 보니 선택의 폭이 좁았다. 배는 고프고.. 크고 깔끔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시킨게 백합죽. 백합죽 간판을 하도 많이봐서 먹어봐야 생각했기 때문에 시켰다. 가격은 1만원. 비싸다고 생각했다.맛은 제주도에서 먹은 전복죽보다 훨씬 맛있었다. 근데 백합이 내가 알기로 그렇게 비싼게 아닌 걸로 아는데... 암튼 잘 먹었음. 차 없었으면 막걸리 먹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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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봉에서 본 변산반도의 풍경
이름이 특이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닭이봉. 작은 산이다. 10분남짓 오르면 전망대에서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전망대는 거의 무너져 가지만 올라가서 본 풍경은
꽤 괸찮았다. 변산반도에 대명리조트가 풍경을 흐리고 있다. 여행중에 변산반도를 들를 것이도 대명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숙박비를 절약하고 좋은 숙소에서
공짜로 묶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한푼이라도 아껴야 하는 상황인데. 닭이봉을 오르내리며 혼자 여행하는 여자여행객을 만났다. 간지!
닭이봉을 내려와 마을 곳곳을 더 구경해보기로 한다.
회간지
칼솜씨가 빼어날 것 같은 아자씨다..
나중에 한번 해보고픈 이동식 카페
차를 좀 예쁘게 튜닝 하셨으면 좋았을 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차가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이곳 저곳 여행다니며 커피도 팔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바람같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차가 안굴러 갈 수도 있다..
어선들
근처에 수협 직판장이 있고 활발하게 어업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 같다. 진짜 살면서 배에 사람 타있는 모습을 별로 못봐서 그런지 신기했음.
갈매기의 저공비행
내 표준줌으로 가장가까이서 잡아본 새사진 ㅋㅋ 초점도 잘 맞았고 . 잘생겼네
방파제로 향하는 길에 공원
멋진 방파제가 보여서 가는 중에 있는 공원이다.아름답고 잘 꾸며져 있는 건 둘째치고 조용하고 깔끔해서 좋았다.
트레킹하러오신 커플, 중년의 부부들, 산악회에서 오신 분들과 방파제를 향해 걷고 있었다.
바다로 가는 길
쨍한 느낌의 방파제였다.
물이 정말 깨끗해서 낚시 하는 분들이 많이 보였는데. 돌게 낚시인가? 이상한 원판 같은걸 낚시줄에 매달아서 하는 것 같았는데. 담글숨 담그는 용기에 주먹만한 게가 한가득 담겨 있었음
이런 풍경들...
방파제의 끝.
그늘이 있었으면 누워서 캔맥이나 빨고 싶은 그런 기분이었다.
아주 특별한 풍경들은 아니었지만 시원한 바닷가를 많이 봐서 좋았다
변산반도 검색하면서 연관해서 나오는 것이 내소사. 그리고 곰소항의 젓갈정식이었는데 안먹고 가면 안될 것 같았다. 여름때라 해가 길긴 하지만 사찰은 문을 일찍 닫을지도 모르니 우선 내소사로 향했다.
길이 좁고 관광버스가 많이 들어갔던 내소사. 정말 좋을까? 의구심을 품고 주차 후 들어가 본다.
내소사 입구
주차 하는데 주차료도 받고 내소사 입장료도 받는다. 조오금 짜증났음 그런데..
내소사 전나무 숲길
본격적으로 절을 구경하기 전에 펼쳐져 있는 전나무 숲길이다. 바로 탄성을 똻!
나무 향기가 너무 좋았고. 늦은 오후의 바람이 살살 불어오면서 나뭇잎들이 부딪혀 소리를 내는데
바다 소리 같았다. 입으로 우와를 연발하며 천천히 걸었다. 거의 끝물에 들어가서 사람이 없어 더 좋았던 듯.
나무소리, 새소리 빼고는 없었다.
키가 큰 전나무
아..전나..무 좋아
내소사라는 절은 산에 둘러 싸여있는데 절 뿐만 아니라 등산 코스도 마련되어 있다. 폭포가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거리표지는 안봄-_-;;)
산을 타기 시작했다. 별로 안높아보여서 금방 가겠거니 했는데 이때 차림이 컨버스 하이에 달라붙는 면바지...미친거지 올라온게 아쉬워서 멈출 수는 없고 폭포는 안보이고
바지가 허벅지에 달라붙는 느낌이 싫어서 정상부근에서 절만 내려다 보고 왔다. 산바람은 시원하더라
산 사이에 있는 내소사. 그레이트!
산을 내려와 이제 내소사 구경을 해보기로 한다.
꽃나무..이름은?;;
온통 초록 풍경 사이에 분홍빛 꽃잎이 멋져 찍어봤다.
떨어진 꽃잎도 운치있었다. 꽃잎을 떨어트려서 흩날리는 듯한 느낌의 사진을 찍고싶었지만 안했다.
내소사 약수터
용의 혀끝에서 물이 조금씩 나오는데 받아먹기 힘들다. 턱을 따라 줄줄 흐른다. 나온다고 보기보다 흐른다는게 맞는 것 같다.
바자기를 한참 대고 있어야 한바가지 나온다. 안그래도 목이 말랐는데 물 맛 좋았다.
절이 간지 나더라고.. 근데 여행동안 다닌 이런 유적지 들이 대부분 공사중이어서 아쉬웠다. 거의다 공사중이었다 진짜로..
부처님 오신날 기념 연등행사 준비인듯
연등 밑에 4개 종이 쪼가리 같은게 달려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 때 바람이 좀 불었다. 저것들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나뭇잎이 부딪혀 내는 소리와 흡사했다.
마음이 편안해 지는 소리였음.
이쯤 절 구경을 마치고 저녁밥을 먹으러 내소사를 빠져 나간다
나가는 길에 전나무 숲길
너무 좋아서 사진을 안찍을 수가 ...
내소사는 꼭 다시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 다시 찾으리
저녁을 먹기전 숙소를 구해보기로 했다. 거의 해가 져갈 시간이라.
인터넷에서 찾아봤던 정든민박이란 곳으로 향했다. 사실 정든민박으로 가기 전에 몇군데를 둘러봤는데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정든민박 만한 곳이 없었다.
나중에도 또 쓰겠지만 정말 강추이니 꼭 가보시라고. 사람냄새 나는 좋은 민박
민박 찾는 길에 경계돋는 고냥이
아...애새뀌..ㅋㅋ눈빛이 살아있다.
귀엽당 ㅋ센과 치히로에 나올 것 같은 느낌의 고양이다. 말을 할 줄 아는 것 같은. 신비한 마을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정든민박의 해질무렵 모습
주인 아저씨께서 옆동네 놀러가셨다 그래서 주차 후 조금 둘어보았다. 정든 공원이라고 써 있는데 아침에 보면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다.
주인 아저씨가 도착하려면 좀 걸린다고 하셔서 천천히 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밥 먹으러 갔다. 곰소항은 아니더라도 젓갈정식은 다 파니깐!ㅋㅋ
상당히 외진 곳이라 식당문이 엄청 빨리 닫는다. 내소사를 빠져나올때 부터 식당가들이 슬슬 문을 닫기 시작했고 이때쯤은 두세군대 밖에 문을 열지 않았다. 그것도 거의 마감분위기. 나중에 맥주살 때 알았지만 편의점도 8시 정도면 닫는다고 했다. 맥주 겨우 샀음.
젓갈정식과 줄포 생막걸리
젓갈정식. 가격은 1인분에 1만원
젓갈이 입에 너무 맞아서 밥을 두공기 싹싹 비웠다. 한공기 더 먹을라다가 참았다. 조개젓 낚지젓 외에 이름모를 젓갈들이 있는데 다 맛있었다. 짭쪼름하니 젓갈이란 참...
줄포막걸리는 대 실패...서울막걸리 느낌이었다. 탄산 정말 강하고 달고 . 비추!
막걸리는 실패였지만 그래도 밥을 맛있게 먹고 편의점에서 기본적인 장을 봐서 숙소로 들어갔다.
객실 모습
겉모습이 정말 예전 시골집 풍경인데 내부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진처럼 정말옛날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벽을 보라..주인 아저씨가 불도 때주시고 화장실은 밖에 있었지만 깨끗하고 온수가 잘 나와서 여독을 풀 수 있었다.
아주 하나하나 마음에 드는 민박이었다.
정든 민박의 하이라이트! 정든주!
정든 민박에 가면 정든주를 한병씩 주신다고한다. 이름도 멋지지 아니한가. 정든주.
사장님이 담근 술이라고 하는데 맛은 산사춘이나 백세주와 비슷한 약제 맛이 나는 부드러운 술이었다.
사온 맥주를 다 먹고 정든주도 부드럽게 넘어가 안주 없이 한병을 다 비웠다. 사장님이 한병 더 주시겠다고 했지만 이미 술이 많이 됬기 때문에 사양했다. 연인들끼리 방문하여 의미있는 정든주를 한 잔 하는 것도 정말 멋질 것 같다.
진탕 취해서 책좀 보다가 취 침 ㅋ 깨지도 않고 정말 잘 잤다.
아침에 일어나 정든 민박의 풍경
내가 묶은 객실 모습이다. 민박 이름처럼 정감있는 모습. 구석구석을 얼마나 잘꾸며 놓으셨냐하면
정든 小 공원
직접 가서 소공원 안에 작은 벌레들과 직접 심으신 꽃들을 보면 더 멋진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사진은 극히 일부
아침밥을 먹기 전에 전날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소사 전나무 숲길을 다시 걸어보기로 했다. 내소사를 가셨다가 근처에서 숙박하실 분들은 내소사입장표를 버리시지 말고 보관하셨다가
아침에 표를 다시 보여주면 들어갈 수 있도록 매표소 아저씨가 배려해 주신다. 숙취해소에도 그만이더라. 상쾌하게 산림욕을 하고.
전날 저녁을 먹었던 식당에서 된장찌개로 아침 식사를! 아주머니도 친절하시고 계란 후라이 까지 해주셨다 ㅋ 물도 한병 주시고.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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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수로 출발한다.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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