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 이어 2권까지 모두 외워봤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1권에 이어 2권까지 모두 외워봤다. 2022년 9월 18일에 시작, 12월 29일에 끝냈다. 총 103일이 소요됐다. 1권을 외운 다음이라 2권을 외우는데 큰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어떻게 훈련했고, 결과는 어땠는지 기록한다.
훈련 과정
1권과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했다. 처음에 지문을 보지 않고 원어민 대화를 들으며 최대한 받아 적으려고 노력했다. 안 들리는 부분은 최소 10번 반복해 들었다. 안 들리는 건 계속 들어도 안 들렸다. 그다음 지문을 확인하고 틀린 부분을 확인했다. 그리고 문성현 작가의 강의 내용을 블로그에 직접 타이핑해서 올렸다.
지문이 어느 정도 입에 익숙해졌을 때 구글 받아쓰기 기능을 이용해 구글이 내 발음을 알아듣는지 확인했다. 구글이 잘 알아듣지 못할 땐 사전 발음을 참고하여 다시 시도하니 알아먹었다. 이 과정이 꽤나 재밌었다.
개인 듣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원어민 대화 부분만 뽑아내어 저장했다. 운동할 때, 이동할 때, 짬 날 때마다 들으려고 노력했다. 외운 문장들은 애써 의식해서 듣지 않아도 귀에 걸리는 느낌이 있었다.
겨우 하루에 6문장 외우는 훈련이지만, 1강부터 반복해서 외우다 보니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었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1'을 훈련할 때도 마찬가지였기에 괴롭진 않았다.
1강
1강 + 2강
1강 + 2강 ・ ・ ・ 58강
1강 + 2강 ・ ・ ・ 70강 ・ ・ ・ 100강
이런 식으로 매일 1강부터 다시 외웠다. 70강 무렵부터 복습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필요했다. 하지만 반복할수록 익숙해져서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나중에 100강 전체를 외울 때는 1시간 정도의 시간만 필요했다.
1권도 까먹지 않기 위해 반복했다. 처음엔 일주일에 2회 반복하다가, 지금은 익숙해져서 1회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2권 역시 뒷부분은 아직 많이 반복하지 않아서 앞으로 매일 외워야 할 것 같다.
2권까지? 외워볼 가치가 있었는가
1권을 외우고 효과(?)를 봤기에 2권을 외웠는데, 1권을 끝냈을 때보단 성장한 느낌이 약했다. 1권을 50% 정도 외웠을 때 미드를 보면 귀에 걸리는 문장이 참 많아졌다고 느꼈는데, 2권 훈련 중에는 들리는 문장이 '확' 늘어난 느낌을 받진 못했다. 1권과 겹치는 문장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훈련하기 조금은 더 수월했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이다 보니 아무래도 표현의 한계가 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완료형 문장을 받아들이게 됐다. 1권을 훈련할 때는 왜 완료형 문장을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고 다짜고짜 외웠다. 2권을 훈련할 때는 '그래, 너네는 완료형을 써야 이해를 한단 말이지?' 하고 그냥 받아들이게 됐다.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다. 미드를 볼 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외국인 친구들과 채팅을 할 때 조금 더 수월하게 되었다. 문법이 틀릴지언정 번역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아주 간단한 문장들이 예전보다 조금 더 편안하게 나오는 느낌이다. 어려운 문장들도 어떻게든 내가 외웠던 문장들 중에서 조합해 시도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말이 트이는 것과는 다르다. 채팅은 생각할 시간이 있다.)
문법이 싫은 사람들이 도전해 보기 괜찮은 책
최근에 '딱 한 번 읽고 바로 써먹는 30일 기초 영문법'과 '엉클잭의 쇼킹한 영문법'이란 책을 구매했다. 재미있는 그림으로 쉽게 설명된 책임에도 끝까지 보질 못했다. 두 저자의 유튜브에 방문해 본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정말 재미있고 쉽게 영문법을 가르쳐 주시는 분들이다. 하지만 그런 저자들이 쓴 책임에도 내게 문법책은 여전히 어렵고 졸리기만 했다.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시리즈는 문법적 설명이 거의 없으며, 일상 대화에 자주 쓰이는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문법 공부가 싫은 분들이 무식하게 한 번 외워보기 괜찮다. (내 영어 실력이 한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게 영문법을 소홀히 해서가 아닐까 생각도 든다.)
엉망진창 유튜브 강의 파일
책에서 제공하는 QR코드로 접속하는 팟빵 강의는 문제가 없다. 내 경우는 재생과 되감기가 편해서 유튜브로 학습을 했는데, 유튜브에 올라온 강의 '파일'이 엉망진창이다. 저자의 강의 내용이 이상하다는 게 아니다. 반복 훈련을 위한 음성 부분이 잘려서 편집이 되어 있다. (1권은 유튜브 강의도 멀쩡하다.) 예를 들면
Happy new year! I hope you make it big next year! 원문
Happy new year! I hope you make it big next year! 반복 훈련 부분
이런 식으로 반복 훈련을 하는 부분 앞쪽 음성이 모조리 잘려서 편집이 되어있다. 처음에는 실수가 있을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다가 40강 이후부터는 저자의 지문 설명까지만 듣고 반복 훈련 부분은 따라 하지 않았다. 100강까지 모조리 저렇게 편집이 돼있다. 훌륭한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기는 하나, 구독자가 10만이 넘는 채널인데 이런 식으로 확인도 안 하고 100개의 강의를 올렸다는 게 도저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2권도 외웠는데 기적은?
하루 6 문장씩 200일. 총 1200 문장을 외웠지만 기적은 없었다. 귀가 뻥 뚫리는 느낌도, 영어가 입에서 줄줄 나오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드를 볼 때 귀에 걸리는 문장들이 조금 더 많아졌고, 영어 발음도 입에서 나올 때 조금은 더 편한 느낌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완료형 문장을 받아들이게 된 것과 외국인 친구들과 채팅이 조금은 수월해진 게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기적이라고 한다면 아침에 영어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게 기적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공부와 먼 인생일 살아왔다. 이런 내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을 줄줄 외우며 하루를 시작한다니. 믿기지 않는 일이다.
저렴한 책과 양질의 강의까지 만들어준 문성현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영어 공부는 해보고 싶지만 영문법만 보면 몸서리가 쳐진다면 한 번 무식하게 외워보는 게 어떨까. 기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분명 변화는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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